인생공부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 - 올리버 색스 :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신경학과 심리학은 다른 모든 것은 이야기하면서도 유달리 '판단'에 대해서는 거의 논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정확한 판단 실패다. 판단은 너무나 많은 신경심리학적 장애의 본질적 요소이다.

 

슈퍼 투렛 증후군 환자는 진정한 인간, 어디까지나 '개체'다운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충동과 싸워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환자가 싸움에서 승리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살아가는 힘, 살아남아야겠다는 의지, 개체다운 존재로서 살고 싶다는 의지야말로 인간이 지닌 가장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떠한 충동이나 병보다도 강하다. 싸움을 겁내지 않는 용맹스러운 건강이야말로 항상 슬리를 거머쥐는 승리자인 것이다.

 

지미의 잃어버린 시간

 미해군 퇴역군인인 지미가 40대 후반임에도 불구하고 19살에 멈춰있다. 그는 알코올에 의한 유두체 손상에 의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조정석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에서도 나왔다. 살인자 조정석이 기억을 잃고 20대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러한 증후군을 코르사코프 증후군이라고 한다. 뇌의 나머지 기능은 정상이나 기억력에만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다른 생활을 할 때나 다른 사람과 교류할 때는 평온한 삶을 살았다. 적절한 치료를 통해서 삶을 살아가는데 질병을 극복하고 자아를 잃어버리지 않는 방법을 찾아냈다. 비록 그가 일기를 써도 기억을 잘 하지 못하고, 거울을 보여줘야지만 그의 나이를 알 수 있게끔 했지만 말이다.

 

 

투렛 증후군과 자아

아임 투렛이라는 사람이 유튜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서 유튜브를 하고, 그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열광했다. 힘든 상황속에서도 그의 행동은 사람들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비록 그가 한 모든 방송이 쇼에 불가했지만 말이다.

 프로이트와 함께 신경학자 장 마르탱 샤르코의 제자인 조르주 질 드 라 투렛이 바로 이 투렛 증후군을 발견했다. 그는 뇌의 편도체 부분에서 손상이 이러한 투렛 증후군을 일으킨다고 주장했으나, 그때는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현대에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러한 것들이 증명되었다. 과학기술 없이 그러한 점들을 발견한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의학이 투렛증후군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밝혔다. 투렛증후군의 증상 중 하나는 도파민의 과다 분비다. 그렇기 때문에 도파민 과잉을 중화하는 할돌이라는 약물만 있으면 치료가 가능하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투렛 증후군을 단순한 뇌 손상의 문제로 보기엔 어렵다고 했다. 책을 읽거나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본인이 주체가 되어서 행동을 할 때에는 이런 장애가 나타나지 않았다기 때문이다. 아임 투렛이라는 유튜브를 통해서 라면을 먹을 때에는 틱장애가 나오던 사람이 소고기를 먹을 때는 틱장애를 일이키지 않는 점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그를 감싸던 사람은 이러한 점을 들어서 그를 변호했다. 하지만 후에는 모든 게 연극임이 드러났다. 색스는 이러한 현상이 나라는 사람이 한 가지 일에 집중할 때에는 그 병을 극복했다고 믿었다. 특히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였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이 더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도파민은 더 많이 분비되어 평소보다 더 많이 분비될 텐데도 말이다.

 인간의 자아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십, 수백 개의 자아가 있을지 모른다. 그 어떤 질병이 나를 지배하더라도 내 안에 있는 자아 중에 하나가 나를 지켜줄 수도 있다.

  틱 장애를 앓던 레이가 할돌을 먹고 틱 장애를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틱 장애와 함께 가지고 있던 본인의 특색을 잃어버림으로써 오는 자아 상실감으로 인해 주말에는 할돌을 먹지 않았다는 점은 충격적이었다. 틱 장애보다 본인의 자아를 더 소중히 여기는 점은 나에게는 충격적이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절대로 할돌을 먹을 텐데 말이다.

 

 

뇌의 요술 배틀

 

컴퓨터란 비유보다 천을 짜는 배틀과 같다고 셰링턴이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영혼의 존재를 무시한다. 영혼의 존재는 실제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신경학적 환자들은 이러한 영혼을 다시 돌려받고자 애쓴다.

 


 과잉 증후군인 투렛증후군을 겪을 사람들도 신경학적 질병이나 장애 앞에서도 본인의 자아를 지켜내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자아를 지켜내기 위한 의지의 강함을 보여준다. 인간의 뇌는 확실이 컴퓨터와 다르다. 컴퓨터는 입력한 대로 출력하는 반면에 인간의 뇌는 자아를 가지고 행동하며, 효율성보다는 전체적인 조화와 움직임을 강조한다. 단순히 컴퓨터는 사물이나 물체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반면에 우리의 뇌는 그것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음미하고 감상할 줄 안다. 우리들이 죽은 자 앞에서 슬퍼하는 것은 죽은 자의 몸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우리에게 말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의 영혼적인 자아를 더 이상 만나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죽은 이는 우리에게 소중했고 특별했으며, 우리에게 특별한 영감을 주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이, 아이가 탄생했을 때에도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은 그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10개월가량 있었을 때,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아이 존재 자체로 우리에게 독특하고 의미 있는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한 아이의 탄생은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오는 특별한 선물이다. 본인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함께했던 장애와 내 자아의 상실을 겪지 않기 위해 약을 복용하지 않은 레이의 에도 상당히 인상 적이었다. 자아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고, 자아의 상실은 삶의 상실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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