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공부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 - 해리 할로 : 사랑의 본질

유아기의 따뜻한 신체 접촉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사랑에 관한 많지 않은 지식은 그나마 관찰에 의한 것들이다. 또한 사랑에 관한 많지 않은 글은 그나마 시인이나 소설가들이 쓴 것이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심리학자들이 인간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랑에 대해 갈수록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랑은 경이로운 상태이며, 심오하고 부드럽고 소중하다. 긴밀하고 개인적인 특성상 사랑은 실험 대상으로 부적합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행동주의자의 학설은 인간이 배고픔과 갈증, 배설, 고통, 섹스라는 주요 욕구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 욕구에 비하면 사랑과 애정 같은 기타 동기는 부차적인 것에 불과했다. 지금은 보편적인 아기에 대한 신체 접촉의 중요성이 당시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새끼 원숭이의 애착 반응

 

 아이들은 부모들의 스킨쉽과 사랑을 받으며 자라난다. 이러한 점은 동물들도 마찬가지인데 할로는 이러한 점을 실험했다. 새끼 원숭이들은 우유(생존)가 나오는 천으로 만들어진 어미와, 철사로 만들어진 어미를 실험대상으로 하였는데 이러한 반응에서 천의 부드러운 감촉을 새끼들은 더 선호했다. 하지만 우유가 나오는 철사로 만들어진 어미와 우유가 나오지 않는 천으로 만들어진 어미 중에서는 후자를 더 좋아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생존과 관련된 선택은 본능이라고 여겨졌지만 천의 부드러운 촉감을 새끼들이 더 좋아했다는 점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스킨십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했다.

 

신체 접촉의 중요성

 

 신체적인 접촉은 모두가 상식적으로 중요하다고 알고있지만 할로의 실험은 그러한 것들을 증명해냈다. 어릴 때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신체 접촉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경학적 문제가 나오는데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고자 에릭 번은 심리게임에서 스트로크(자극)를 받음으로써 충족시킨다고 하였다. 성인들도 그만큼 신체 접촉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를 보여준다.

 

사랑하면 눈이 먼다.

 

 아기들은 공포를 느끼면 제일 먼저 엄마나 아빠를 찾는다. 위험에 처하면 자신을 제일 먼저 보호해줄 사람이 자신의 부모나 자신을 그동안 아껴주었던 대상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 이러한 점을 보고 할로가 실험을 하였는데, 우유를 주던 안주던 상관없이 천으로 만들어진 어미에게 달려갔다. 그만큼 스킨십에서 얻은 의존이나 그것에서 얻어진 애착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온기 또한 새끼들에게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우리가 스킨십을 할 때 함께 공유하는 체온 또한 생존에 있어 필수적이다. 어미의 생김새를 바꾸어도 본래의 생김새로 바꾸어 놓으려고 했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모두 생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어미의 존재이다. 살아서 움직이던 물체로 만들어졌든 간에 이런 어미의 존재는 아주 소중하다.

 

 

 

죽음을 부르는 사랑의 부재

 

할로는 본인의 실험에 너무 빠져서 새끼들이 성장했을 때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 새끼들이 성장하면서 부모에게 배워야할 것들을 제대로 배우지 못함으로써 나오는 문제들을 등한시했다고 비판받는다. 새끼들은 무리와 어울리지 못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자학하는 행위를 많이 하였다. 움직일 수 없는 천이나 철사로 만들어진 어미로부터는 신체 접촉에 대한 욕구는 충족했을지 몰라도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수적인 것들은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새끼 또한 자신과 같은 삶을 살게 할까 봐 걱정돼서 그런지 아니면 본능적으로 본인의 불행했던 새끼 때의 시절이 떠올라서 그런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짝짓기 하는 비율도 적고, 설사 새끼를 낳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새끼를 잘 돌보지 못했다. 종족 번식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를 다른 정상적으로 큰 새끼들에 비해 느끼지 못했다.

 보육원에서도 더러운 환경에서 자란 스킨십을 많이해주는 것이 차라리 깨끗하고 스킨십을 안 해주는 곳에서 자란 아이가 훨씬 더 정서적으로 원만한 삶을 살 수 있다. 스킨십은 사랑인 것이다.

 

 


 할로는 사랑의 본질을 연구한 학자답지 않게 자신의 실험은 몹시 잔혹했다. 소중한 생명임에도 불구하고 새끼를 어미와 떨어뜨린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다. 이외에도 본인의 가정사 문제라든지 알코올 중독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당연한 사실을 실험심리학의 이유 하나만으로 잔혹한 실험을 한 그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당연하다는 상식을 증명해 냄으로써 현대에의 실험심리학에서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다소 이해하기 힘든 그의 실험이지만 그가 없었더라면 이러한 상식도 증명 없이 당연하다고 여기면서 끝났을 것이다. 실제로 새끼가 우유가 나오는 철사로 만든 어미보다 우유가 안 나오는 천으로 만든 어미를 더 좋아하고 따랐다는 점은 그가 실험하지 않은 이상은 절대로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아마 동물들은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한다고 하지 스킨십은 동물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생존과 신체 접촉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겠지만 생존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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