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학의 불가사의한 사례들은 풀어나갈수록 인간에 대한 인식의 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털도 없는 영장류가 자신의 뒤를 돌아보며 근원을 궁금해하는 종으로 진화한 걸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그들은 이제 다른 종의 뇌 분만 아니라 자신의 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궁금해한다. 나는 누구인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나의 정신과 뇌의 뉴런은 배타적인 관계에 있는가? 그렇다면 자유의지의 범주는 어디까지인가? 뇌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어쩔 줄 모르는 것 같은 이러한 반복적인 질문들은 신경학을 더욱 매력적인 학문으로 만들었다.
나는 어디에서 왔고, 나라는 존재란 무엇일까? 내 안에 있는 자아는 어떻게 나온 건가? 하는 철학적인 질문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다소 멀어 보인다. 철학자들이나 대답해야 할 질문들을 이제는 과학문명이 발달함에 따라서 서서히 해답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발달 초기단계이다.
많은 정신질환이라고 일컬어 지는 정신병은 실질적으로는 우리 뇌 안에 있는 시스템의 오류였다.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은 일반 대중들도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쓰였다.
겨우 모래알만 한 크기의 뇌 단편에 무려 10만 개의 뉴런과 200만 개의 축색돌기, 10억 개의 시냅스가 들어있으며, 이것들은 서로 대화를 나눈다.
좌뇌는 생각이든 말이든 이야기하는 것을 통제하며 이성적인 의식을 다룬다. 반면 우뇌는 인간의 감정과 전반적인 인식을 다룬다. 전두엽은 지혜, 계획, 판단 등의 능력을 관장한다.
내가 대학교때 배웠던 뇌의 시스템을 조금 더 쉽게 알려줬다. 대학교 때 뇌 과학을 이런 심리학 책으로 공부했더라면 훨씬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배웠을 텐데 너무 아쉽다. 각각의 역할을 모두 알고 있음에도 이러한 역할들의 교류는 아직 파악하려면 한참 멀었다.
사지가 절단되거나 마비된 후에도 그 팔다리에 대한 감각이 남아 있는 것이 바로 환상지이다. 환상지에서는 통증이 나오기도 하는데 나는 절단 환자들을 많이 봤다. 그들의 고통과 불편함을 잘 알고 있다. 환상지에서 나오는 통증을 의학용어로 환상통이라고 하는데 이럴 때에는 전기자극을 원래 통증이 느끼는 곳과 대칭되는 반대편에 사지가 절단되지 않았다면 그곳에서 전기적 자극을 통해 통증을 줄인다고 배웠다. 하지만 두 군데 모두 없다면, 세미나를 통해서 전기자극을 해당 신경으로 자극을 주어서 그 자극으로 통증을 줄인다고 배웠었다. 나는 그러한 통증에만 관심을 기울였으나 라마찬드란은 뇌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움직이라는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더라도 팔다리가 없다는 피드백을 받으면 감각을 중단하지만, 원래부터 팔 없이 태어난 사람들은 무언가 달라졌다는 피드백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뇌는 팔이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나도 항상 치료를 하면서 잘려나간 부분이 아직도 있고 움직이는 것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라마찬드란의 연구를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좌뇌는 우파고 우뇌는 좌파이다. 좌뇌는 현상의 것을 그대로 유지하려 하고 우뇌는 현상의 것을 벗어나고 싶어 하고 이러한 좌파의 현상에서 벗어난 것들의 신호를 찾아낸다. 그렇기 때문에 우뇌가 손상되면 부정과 저 짓을 스스로 만들어 내기 시작하며, 우뇌의 기능이 사라진 정신은 좌뇌에서의 자신의 길을 찾는다. 물론 우뇌도 어느 정도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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