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공부

저는 물리치료사로 일하면서 돈 때문에 신경계에서 도수치료로 넘어갔습니다. 근무조건과 근무환경 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도수치료로 넘어온 가장 큰 이유는 돈 때문이였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아무것도 몰랐을 때 주위에서 대학병원이 좋다고 하니 사학연금도 나오고 좋겠다 싶어서 뭣도 모르고 대학병원에 원서를 썼습니다. 대학교 다니는 동안 학점도 좋았고 영어 점수도 좋았습니다. 운좋게 대학병원 2곳에 합격했고 한 곳에 다녔습니다. 생각보다 대학병원은 힘든 곳이였고 인턴 -> 비정규직 -> 정규직이라는 확실치 않은 도전을 해야만 하는 곳이였습니다. T.O가 없었기 때문에 불확실하다고 하기 보다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였습니다. 인턴으로 일 하는 동안 다른 대학병원에 일하던 정규직 선생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T.O가 생겨서 5년 만에 수도권 대학병원 정규직이 됐다는 이야기 뿐이였으니까요.

 

대학병원 인턴 생활을 끝내고 계약직 제의가 있었지만 하지 않고 신경계 재활병원으로 갔습니다. 대학병원만큼 지옥같은 곳이였습니다. 월급도 적었고 대학병원 인턴 시절 결혼했던터라 돈이 필요했습니다. 대학병원 인턴 월급은 실수령 100만원이였고 재활병원 월급은 230만원이였습니다. 돈이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제 와이프는 저보다 연상이였고, 처남이 저와 동갑이였습니다. 당시 처남 친구가 저하고 동갑임에도 불구하고 30살의 나이에 도수치료로 연봉이 1억이 넘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그동안 공부했던 신경계에 관한 모든 걸 다 접고 도수치료를 공부했습니다. 신경계 치료를 하는게 사실 좋았지만 단지 좋다는 이유로는 지속할 수 없었습니다. 가장이였으니까요.

 

도수치료를 처음 시작할 때 제 나이가 31살이였습니다. 31살에 처음 시작한 것도 아니고 그때부터 요양병원에서 NDT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도수치료 교육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31살이면 도수치료를 하기에는 엄청 늦은 나이였습니다. 그래도 다른사람들이 뭐라하든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저희 집은 그리 넉넉하지 못했기 때문에 저는 돈 벌 걱정없는 팔자 좋은 입장이 아니였습니다. 28살에 인턴을 하면서 결혼을 했고 31살에 아이가 두살이였으며 전세자금 대출과 각종 대출들을 갚아야했습니다. 그리고 가장이기 때문에 집에 일정금액 이상을 생활비로 줬어야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벌이로는 도수치료 교육비가 감당이 안되서 마이너스 통장으로 매꿨습니다. 집에 손을 벌리고 싶었지만 그럴 입장이 안되었기 때문에 정말로 힘들어서 혼자서 많이 운적도 있습니다. 당시엔 엄청 힘들었지만 지금은 후회하지 않습니다.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도수치료 공부를 하면서 요양병원에서 NDT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당시 함께 일했던 물리치료사 선생님들이 계셨습니다. 저보다 1살에서 3살 많은 선생님들이였죠. 제가 아르바이트 했던 요양병원 급여는 10년차 선생님이 280만원이였습니다. 결혼도 하셨고 아이도 있으신 분들이였습니다. 그분들도 도수치료를 해야한다고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저 또한 그 분들에게 요양병원 월급으로는 힘들다고 같이 도수 공부하자고 했지만 선생님들은 하지 않으셨죠. 본인들은 너무 늦었다고 하면서요.

 

핑계라고 생각했지만 아무소리도 하지 않았습니다.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편하게 지금 일하면서 생활할 수 있는데 굳이 교육비로 마이너스 통장까지 끌어쓰면서 다시 처음부터 공부하면서 모험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때문에 도수치료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다들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도수치료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결국엔 다들 망설이다가 모두 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들 저보고도 늦었다고 그냥 이 곳에서 일하라고 말했지만 저는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미래가 불안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습니다. 돈이 필요했으니까요.

 

5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는 마이너스 통장으로 끌어쓴 교육비는 모두 갚았고 5년이 지난 지금 요양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선생님들과 저는 월급이 1.5배~2배 차이가납니다.

 

저는 뭐든지 마음먹기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하나에 너무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수치료든 아니든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도수치료는 그 중 하나이고 다른 일들도 돈을 벌기 위해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 이제 저는 더이상 도수치료에 얽매이지 않으려고합니다. 도수치료가 돈이 필요해서 했듯이 얼마든지 저는 다른 일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면 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제가 네이버에 카페를 만들어서 전자책을 판매하면서 운영하는 것도 그 중 하나이고 다른 것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으시는 카페 회원님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수치료가 절대적인 물리치료사 직업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얼마든지 좋은 일들이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계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내일이라도 도수치료보다 더 좋은 일이 있다면 도수치료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보다 더 좋아질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아무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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